신안군립도서관 책의 향기를 느끼고 소통하는 미래지향형 교육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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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언 2018-06-29 11:22:00
한해의 절반이 소리없이 지나가는 이 즈음에
한해의 절반이 소리 없이 지나가고 있다. 연 초에 작심한 목표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중간 점검이라도 해야 될 시기인 것 같다. 행여 그 목표들 중에 독서가 포함되어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체크 해 볼일이다. 온통 스마트 폰으로 홍수를 이루는 이 4차 산업시대에 한해 목표에 아날로그적인 독서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치부된다. 기실 독서라는 것이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들이나 고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닐진대 많은 사람들은 본인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멀찍이 떨어져서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바쁜 걸음으로 도서관을 찾은 한 소년이 일반자료실의 구석진 열람의자에 홀로 앉아서 빛의 속도로 책장을 넘기고 있다.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기라도 한 것처럼 허겁지겁 독서를 하고 있는데 자초지정을 알아보니 도서관 정문 앞 버스정류장에서 귀가 버스를 기다리던 중 버스 시간이 남아서 잠시 짬을 냈다는 것이다. 그 짧은 시간에라도 무심히 흘러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서 책 냄새라도 맡겠다며 후다닥 달려왔다는 이야기였다. 참으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도서관 수서실의 접수대에서 사서 직원이 새로 들어온 책에 일일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책마다 고유번호가 붙여지고 관리 시스템에 등록되어야만 비로소 도서관 자료실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호적등록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러니까 지역주민과 이용자들에게 사랑을 받아 손때가 반질반질하게 묻기를 염원하며 사전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새롭게 태어난 책은 또 누구와 인연을 맺고 삶의 자양분이 될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생명창조라는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참으로 숭고한 의식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제 한해의 또다른 절반이 시작되는 출발점에 서 있다. 지금까지 연 초에 세운 목표에 소홀했었다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서 힘차게 시작해 보자. 앞에서도 언급을 했었지만 그 목표 중에 독서가 포함되어 있다면 더더욱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짙푸른 녹음이 눈부시고 주차장을 새로이 단장하고 전 직원들이 정문 입구의 도로변으로 깨끗이 대청소를 실시했다. 이제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난 여러 장르의 책들이 태극기를 힘차게 펄럭이며 당신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어째 당신의 목표를 거뜬히 달성시켜 줄 새콤달콤한 책 냄새가 그립지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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