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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언 | 2018-01-12 15:59:00 | ||
집 나간 책을 애타게 찾아헤매는 자료실 책꽃이 | |||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집과 가까운 거리에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읽고 싶은 책이 있을 경우 간단한 차림새로 달려가서 원하는 책을 손쉽게 빌릴 수가 있고 또 정해진 기한내에 반납하면 된다. 그런데 간혹 빌린 책을 기한내에 반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여 반납할 타이밍을 놓치고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기한을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하여 연장 신청을 한다든지 아니면 조만간 반납할 것이라는 의사 표시를 하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연장 신청이나 반납을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고서 장기간 미반납 상태로 시간을 흘러보내는 경우이다. 본의 아니게 빌린 책을 분실했다면 서점에서 동종의 책을 구입한 후 반납 처리하면 상계 될 터인데도 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는 또다시 도서관을 찾아와서는 분실 사실만 간략하게 귀띔하고는 미안한 기색도 없이 버젓이 또다른 책을 대출하는 낯두꺼운 행동을 보인다. 이런 개념없는 이용자들은 도서관측으로서는 곱지않는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다. 도서관에 보관된 모든 자료(책)들은 공공의 기물이나 마찬가지다. 공공의 기물은 한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한 사람의 부주의로 말미암아 다른 많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의 전산 프로그램에는 미반납 상태인 블랙리스트로 계속 남아있어서 당사자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 주며 행정처리상에도 상당한 곤란을 겪게 된다. 앞으로 정당한 사유가 없는 장기 연체자나 고질적인 미반납자들에게는 규정에 따라 특단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말은 지나간 구시대적 발상일 뿐이다. 혹시 이와 관련하여 해당되는 이용자들께서는 지금 당장 집의 책꽃이로 살짝 한번 시선을 돌려보시라. 그리고 행여 연체되거나 미처 반납하지 못한 책이 있다면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기시라.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반납 타이밍을 놓친 지난 행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 것이다.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집 나간 책의 행방을 애타게 찾고 있는 자료실 책꽃이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이고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려보내자. 도서관과 이용자가 함께 주인 의식을 가질 때 대출문화는 찬란하게 꽃이 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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