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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언 | 2017-02-02 10:18:00 | ||
세 사람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독서 풍경 | |||
겨울의 끝자락 즈음, 아동자료실에서 그림책을 앞에 놓은 채 나란히 앉은 세 사람이 도란도란 주고받는 대화가 정겹게 다가온다. 가운데 앉은 여자 분이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며 질문을 하면 양 옆에 앉은 청년들이 번갈아가며 어눌하게 대답을 하는 형국이다. 도서관 인근에 위치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원생들이 도서관을 방문하여 이모저모 독서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가운데 앉아서 주로 질문하는 여자 분이 인솔자인 선생님이고 양 옆자리의 청년들은 5~6세 정도의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인들이다. 선생님의 질문이라는 것이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이나 사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원생(청년)들은 그림을 보고서 맞추는 식이다. 그런데 정답을 하나하나 맞출 때마다 선생님 특유의 칭찬이 이어지고 그에 따라 원생(청년)들은 좋아라하며 깔깔거리며 웃곤 한다. 마치 철부지 어린 아이를 대하듯이 곧바로 정답이 튀어나오지 않을 때마다 다양한 힌트를 제공하며 원생(청년)들을 친절하고도 능숙하게 다루는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비록 짧은 시간속의 독서활동이었지만 나름대로는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다. 정답을 맞추고 나서 선생님의 분에 넘치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원생(청년)들의 모습이 마지막 가는 추운 이 겨울에 다소 썰렁한 아동자료실을 다소나마 따뜻하게 데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