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대상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 | |||||
이병언 | 2019-06-15 10:07:00 | 1320 | |||
공지영, 손홍규, 편혜영 외 19인 지음 | 문학사상 | ||||
한국문학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상문학상은 해마다 신년 벽두에 수상작을 발표한다. 그해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는 ‘수상 소감’과 함께 ‘문학적 자서전’을 발표하는데, 이 ‘문학적 자서전’은 작가들이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독자들에게 여과 없이 말해주는 일종의 자기 고백이다. 좀처럼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작가들이 감정의 심연까지 드러내는 이 특이한 글쓰기가 유별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아무도 묻지 않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라도 말해주고 싶은 작가들의 이야기라고 해도 좋은 글이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숨김없는 내면의 고백을 읽고 있으면, 이 작품을 쓴 작가는 어떻게 소설가로 출발하게 되었을까 ·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 어떤 책을 읽었을까 ·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고 있을까 · 등등 작가에 대해 막연히 품고 있었던 호기심이 절로 풀린다. 또한 아하, 이분은 이렇게 글 솜씨를 갈고 닦았구나. 아하, 또 이분은 이런 삶의 고통을 글로 승화시켰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감동하게 된다. 작가들이 살아온 저마다의 이력을 보며 감동하는 이유는 이처럼 한 사람의 작가에 대해 알아보려고 기대했던 것에서 벗어나, 한 사람의 인간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아무 일 없다는 듯 툭툭 바지를 터는 것 같은 소박함에서부터 한 자리에서 봄과 겨울을 동시에 겪으며 살아가는 일상의 희망과 아픔까지, 한 사람의 작가가 아닌 일상의 소소한 삶을 사는 한 사람의 인간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 시대 최고 작가들의 이야기가 다정하고 소담하게 담겨 있다. 가나다순으로 수록한 작가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제각각의 세계관과 함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때로는 살며시 미소 짓게 하는 사연부터 울컥 치미는 슬픔을 참지 못하게 만드는 이야기까지, 상처와 아픔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따스하고 잔잔한 시선으로 전한다. 그립고도 소중한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 이상문학상은 그 전통과 권위로 보았을 때 한국 문단에서는 하나의 역사에 해당한다. 신년 벽두에 출간되는 《이상문학상 작품집》 출간을 기다리는 독자도 수만 명에 이른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제1회부터 꼬박꼬박 구입해 소장하고 있는 독자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상문학상 수상은 작가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영광이다. 이상문학상 수상작 자체가 우리 문학사에 불멸의 작품으로 자리 잡는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은 역대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들이 대상 수상 그해 집필한 ‘문학적 자서전’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집필하고 수정하고 보완하고 편집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문학적 자서전’ 코너가 신설된 것은 1993년 제17회 이상문학상 때부터다. 여기에서는 1993년 제17회 대상 수상 작가 최수철부터 2019년 제43회 대상 수상 작가 윤이형까지, 연락이 닿지 않거나 개인 사정으로 싣지 못한 몇몇 작가들을 제외하고, 총 스물두 명의 대상 수상 작가들의 글을 실었다. |